노안-1

 인간의 눈은 원거리를 주시하다가 근거리의 물체를 보려면 눈의 전체 굴절력을 변화시켜야 한다. 그러나 비(非)조절성 렌즈인 각막은 형태를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수정체의 굴절력을 변화시켜야 한다. 수정체의 굴절력을 변화시키는 것은 섬모체근육이라는 눈 내부의 근육이 담당하고 수축운동을 함으로써 수정체 두께가 두껍게 변화한다. 이를 조절(Accommodation)이라고 하고 인간의 눈은 조절능력이 있기 때문에 근거리의 물체를 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노화에 따라 수정체내의 단백질이 변성되며 단단해지는 변화가 생기고 더불어 수정체를 붙들고 있는 섬모체 근육은 수축과 이완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즉, 나이를 듦에 따라 몸 전체적으로 근육의 탄력성이 떨어지듯이 눈 내부에 있는 근육도 수축과 이완능력이 감소하게 되어 수정체가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를 노안(Presbyopia)이라고 정의한다. 돈더스(Donder’s)라는 학자의 나이와 관련된 조절력’ 연구보고에 의하면 인간의 눈은 10세 때는 14 Diopter의 조절력을 갖다가 점차 조절력이 감소하게 되는데 15세 때는 12 Diopter. 20세 때는 10 Diopter, 30대는 7 Diopter, 40대는 4.5 Diopter, 60대는 1 Diopter만의 조절력이 남게 된다고 하였다. 조절능력은 10세 이후부터 차츰 감소되는 것으로 보아 눈의 노화는 신체 그 어떤 부위보다 일찍 발생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노안은 자연스러운 눈 내부근육의 노화현상이다. 조절력은 본인의 굴절이상도와 관계없이 일정하게 감소되지만 굴절이상 종류에 따라 노안의 인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정시안(정상으로 굴절이상이 없는 눈)은 40세 초중반부터 근거리 시력이 저하되고 근시안(정시안보다 눈 전체굴절력이 높아서 초점이 망막 앞에 결상되는 눈)는 원거리교정 안경을 벗는 행위를 하거나 완전교정 굴절력보다 낮은 굴절력을 처방함으로써 노안을 보상하게 되면 정시안보다 노안을 늦게 인지할 수 있다. 원시안(정시보다 눈 전체굴절력이 낮아서 초점이 망막 뒤에 결상되는 눈)은 원래부터 초점이 망막 뒤편으로 결상되기 때문에 노안이 조절력이 저하되어 눈 전체굴절력을 높일 수 없는 노안현상을 정시안, 근시안 보다 더 빨리 느끼게 된다. 그런데 최근, 굴절이상과 관계없이 젊은 노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시각영상 단말기인 컴퓨터, 스마트폰의 이용시간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근시안도 많이 증가하였지만, 젊은 노안환자도 많이 늘고 있고 있다. 시각영상 단말기에서 발생하는 유해광선도 나쁘지만 무엇보다도 정적인 상태에서 장시간 눈을 움직이지 않고 집중하여 근거리를 보는 것이 눈 건강에는 매우 나쁘다고 할 수 있다. 한 곳의 물체를 집중하여 장시간 보는 것은 수정체가 가까운 곳을 보는데 고정된다는 의미인데 수정체를 붙들고 있는 섬모체 근육에 과도한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이게 된다. 눈안에는 6개의 외안근과 2개의 내안근이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이들 근육 중 일부만 매일 똑같은 근육운동을 하게 되면 부조화가 발생하게 되고 정상생리작용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섬모체 근육에 과도한 긴장과 스트레스는 피로가 누적되는 결과를 낳게 되고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 수정체의 탄력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책상에서 오랫동안 근거리작업에 몰두하다가 일어나서 멀리 볼 때 흐릿하게 느낀 경험이 있다면 수정체의 굴절력 변화가 원활치 않음으로 판단할 수 있다. 책상에 앉아서 목을 구부리고 책이나 멀티미디어 기기를 활용하는 자세는 눈 건강에 매우 좋지 않다. 이러한 자세는 앞서 언급한 섬모체근육의 긴장 및 스트레스를 주는 것 외에 안구내로 들어오는 혈관의 흐름에도 영향을 끼친다. 목에는 내경동맥이라는 굵은 혈관이 지나가면서 머리로 혈액을 공급하는데 머리로 들어오는 혈관 중 일부는 미세하고 작은 혈관으로 안구내로 공급된다. 즉, 혈관의 순환 문제는 모세혈관으로 이루어진 눈에는 큰 영향을 미치게 되어 직접적인 시력저하 현상으로 발현 된다.